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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우리 친구들에게
얘들아 안녕? 따사로운 봄의 문턱에 들어선 요즈음.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어서인지 우리들에 마음도 그 어떤 때보다 파릇파릇한 희망과 사랑에 새싹이 돋아나고 있어. 늘 내 마음속에서 나와 함께 해 온 우리 친구들에게 이렇게 직접 편지를 쓰고 있다고 생각하니 사뭇 진지해지고 떨려온다. 일단 나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를 해야 하겠지? 내 이름은 이경미이고, 장호원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란다. 이렇게 지면으로나마 우리 친구들과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워~
우리 친구들은 어떤 취미생활을 통해 여가를 보내고 있니? 나의 취미는 요리 하기야. 요리 중에서 제일 자신 있는 요리는 오징어 볶음이지. 자르르 윤기가 흐르는 밥에다 콧등에서 땀이 날 정도로 맵게 요리한 오징어 볶음 하나면 그만한 찬도 없거든. 입안에서 쫀득쫀득 씹히는 오징어와 사르르 녹는 야채도 빼놓을 수 없겠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약간은 미흡한 내 요리 솜씨를 발휘해 볼게. 우리 친구들 입맛에 딱 맞을지 모르겠다. 좋았어~ 오늘부터 요리 한 가지씩 배워서 우리 친구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을 계발해 보아야겠는걸. 최선을 다 해 볼게. 기대해도 좋아~~ 우리가 한 식탁에서 서로에 얼굴을 보며 식사를 한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쿵쾅쿵쾅 뛰는 걸?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누구에게나 적어도 하나정도에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고 생각해. 우리 친구들은 지난 겨울 방학에 어떤 추억 거리를 만들었니? 나는 내 인생에 있어서 아주 좋은 체험을 했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북녘 땅을 밟아 본 일이지. 2박 3일이라는 비록 짧은 일정이었지만, 그 시간이 내게 너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단다. 박꽃처럼 순박하신 그분들의 미소 속에서 우리는 정말 하나라는 사실을 피부로 깨닫는 순간이었지.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선인장 같던 내 선입견이 뿌리 뽑히는 날이었어. 그만큼 특별한 날들을 보내고 돌아왔단다. 통일 교육 특강을 교수님께 받으면서 그 말씀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 닿았고. 필기도 빽빽하게 해 가며 들은 기억이 떠오른다. 정말 좋은 특강이었어. 나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열심히 경청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고, 마음 한구석이 이유없이 뜨거워지더라고. 우리들이 통일을 앞당겨 놓은 인재라는 생각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 그 곳에서 잊지 못할 또 한 가지는 한 폭에 그림 같은 풍경이었어. 한땀한땀 정성스레 수를 놓은 듯, 영롱한 옥구슬이 자태를 뽐내듯, 선녀의 옷자락 같이 한없이 곱기만 한 외금강과 개골산의 절경. 눈으로 뒤덮인 설경 역시 속세(俗世)인지 신선세계인지 구분을 할 수 없을 것 같더구나. 그 절경을 어찌 이루다 말할 수 있을까. 후에 내가 어른이 되서 다시 그 곳을 찾게 된다면, 그 때는 너희와 함께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등반하고 싶어. 금강산 산행을 끝낸 뒤에는 맛있는 냉면도 먹고, 온천 빌리지에 가서 온천욕도 같이 하자꾸나. 하루 빨리 그런 날이 오길 간절히 소망해본다.
화제를 바꾸어서 이제는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
지금부터 나에 학교생활에 대해 말해줄게. 아침 일찍 등교를 해서 밤11시에 야간자율 학습을 한단다. 약간은 고단한 면이 없지는 않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하려고 노력하지. 남한에 교육 과정에 대해 잠깐 설명하면 총 초등6년, 중등3년, 고등3년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이중에서도 고등3년 이라는 시간은 인생에 방향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시기라고도 설명할 수 있지. 나도 내년이면 수능이라는 큰 관문을 거쳐서 대학생이 된단다. 많이 떨리지만, 열심히 할거야. 내가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면, 금강산에서 사귄 언니들과 함께 다시 북녘 땅을 찾기로 약속했었거든. 그 때는 대학생이 된 우리 친구들과도 함께 엠티 형식으로 많은 교류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 내 20대 인생 최대 목표이고. 미래에 이 나라를 짊어지고 갈 학생들끼리에 자연스러운 모임을 통해서 남과 북에 하나 됨을 느끼는 장이 되길 바라고, 또 그 속에서 우리는 하나라는 민족애를 느꼈으면 하는 것이 큰바람이야. 그 날이 오면 더덩실 춤이라도 출 것 같아. 상상만해도 이렇게 좋은걸 실제로 그렇다면야. 우리 친구들도 공부 열심히 해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길 간절히 기도해본다. 그럼 그때 우리 엠티자리에서 꼭 만나자고!
이쯤에서 펜을 내려놓을게. 다음 편지 보낼 때까지 항상 건강하고,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친구들이 되길 바랄게.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고.
그럼 이만...   2005. 3. 18. from 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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