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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청소년백과 (가정생활)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는 어떤가요?>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엄부자모(嚴父慈母)란 말처럼 아버지는 엄하시고, 어머니는 자애로우신 편입니다. 물론 요즘은 오히려 어머니가 더 엄하신 경우가 많고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도 많이 수평적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북한의 부모 자식간의 관계는 어떨까요? 북한에는 아직도 가부장적인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어서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 특히 아버지와의 대화가 단절된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버지들은 가정에서 거의 절대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자상한 모습보다는 엄격한 모습을 갖고 계시고, 특히 자녀가 잘못한 경우에는 아주 엄하게 꾸짖으십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자녀들은 아버지가 계실 때는 학교나 친구들간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 거의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거짓말도 많이 하는 편이랍니다.

반면 어머니와의 관계는 남한의 경우와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어머니들은 자녀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실 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엄격함으로부터 자녀들을 보호해 주시기 때문에 자녀들은 어머니께 많이 상담하고 의지하는 편이랍니다.

자녀들이 어릴 때는 자식과 부모 - 특히 아버지 - 간에 큰 갈등은 없지만,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하여 아버지의 권위와 충돌을 하는데, 이것이 심각할 경우 아버지를 피해 가출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이렇게 아버지와의 갈등은 북한에서는 흔히 볼 수 있고, 또 그래서 가출하는 청소년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청소년들은 아버지와의 갈등을 어떻게 화해할까요?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아버지께서 먼저 말을 건네거나, 선물을 하거나, 놀이를 통하여 화해의 손길을 보내는 것이 보통이지요. 북한에서는 아버지가 자녀에게 먼저 화해의 손길을 보내는 경우는 아주 드물답니다. 아버지의 권위가 손상된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이죠. 따라서 대부분 어머니가 중간해서 화해를 주선하신다고 합니다.

<집안형편과 출신성분과는 어떤 관계인가?>  

책에서 읽었거나 수업시간에 배워서 잘 알고 있듯이 예전에 우리나라는 신분제 사회였답니다. 신라시대의 골품제, 조선시대의 양반제도 같은 것이 바로 그런 증거입니다. 이제는 누구나 자신의 능력과 노력만으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평등사회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아직도 출신성분이 개인의 자아실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아버지나 할아버지, 그리고 친척 중에 누구 한 명이라도 당에 반대한 사람이 있으면 그 자손들은 노동당원도 되기 어렵고 여러 가지로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동네에서조차도 항상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자식들은 군대 가기도 어렵고 당원 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대학에 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또 직장도 가장 힘든 탄광이나 광산, 그리고 제철소 같은 곳으로 배치됩니다. 그러므로 결혼할 때 남녀 모두 출신성분을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그러나 출신성분이 나쁘다고 해서 모두 잘 살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간혹 출세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경제적으로는 부유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외화벌이로 돈을 번 경우입니다. 이런 회사에서는 출신성분보다는 능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신이 능력만 있으면 돈 벌면서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항상 보위부나 안전부의 감시속에서 불안하게 살아야 합니다.

최근에는 북한의 경제사정이 어려워지고 배급이 끊기면서 많은 사람들이 장사를 하면서 살기 때문에 노동당원이든 출신성분이 나쁜 사람이든 관계없이 능력이 되면 잘 살수 있다는 풍토가 새로 생겨났습니다. 오히려 당원들보다 출신성분이 나쁜 사람들이 더 잘 사는 경우도 많이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북한 청소년들은 어떻게 집안일을 돕나요?>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맞벌이 부부가 증가함에 따라 부모님간에도 가사일을 분담하고 자녀들도 가끔 부모님을 도와서 집안 청소나 어머니가 음식을 준비할 때 돕기도 하죠. 물론, 고등학생때까지는 대학입시 준비 때문에 부모님들께서 가사일을 전혀 시키시지 않기도 하고 실제 가사일을 도울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없기도 합니다.

그럼 북한 청소년들은 어떻게 부모님을 도와드릴까요?

먼저, 북한은 가부장적 전통이 여전히 강한 사회이기 때문에 남자들(특히 아버지들)은 가사일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가사일은 전적으로 어머니가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간혹 어머니가 바쁘시면 밥을 짓거나, 집안 청소를 하시거나, 석탄을 올리는 등의 일을 도와주시는 아버지도 계십니다. 하지만 이런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남자가 집안 일을 하면 남자답지 못하다는 유교적 전통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보다 어머니들의 가사 일이 훨씬 많습니다.

그러나 딸들의 경우 청소, 빨래 등의 가사일을 많이 합니다. 특히 농촌지역의 경우 딸들은 어릴 때부터 농사일도 돕고, 어머니가 장사를 나가시면 전적으로 가사일을 도맡아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아들의 경우 가정에서 어떤 일을 도울까요? 물론, 딸이 없는 집에서는 아들이 가사일을 돕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고 대부분은 위에서 말한 나무를 패거나, 석탄을 올리는 등의 일을 합니다. 북한은 아직도 많은 가정에서 석탄으로 난방을 하기 때문에 먼저 나무로 불을 지핀 후에 석탄을 넣어야 합니다. 석탄에 불이 잘 붙을 수 있도록 나무를 잘게 패거나 아파트의 경우 창고에서 집까지 석탄을 담아서 날라야 하는데 이 일을 남자들이 합니다.


<북한 청소년들은 생일을 어떻게 보내나요?>  

생일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한번 나열해 볼까요. 생일상, 케익, 촛불, 선물, 미역국, 생일축하 노래 등 한마디로 신나는 것들만 떠오르는군요. 그럼 북한 청소년들은 어떻게 생일을 보내는지 알아볼까요.

북한에서는 대부분 양력 생일을 챙깁니다. 부모님들은 일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자녀들의 생일을 잘 차려주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주로 떡을 해주시거나, 떡 해줄 만한 여유가 없으면 쌀밥 한끼라도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아마도 자녀를 생각하는 마음은 남북한의 부모 모두가 같은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북한의 경제난이 심각해지면서 북한 청소년들의 생일상은 초라해졌습니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생일을 모르고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청소년들 사이에는 친구들끼리 못사는 친구의 생일을 챙겨 주는 새로운 풍속도 생겨났습니다. 지방마다 차이는 있지만 평양, 청진같은 대도시에서는 비교적 잘 사는 친구들 여럿이 돈을 모아서 생일을 맞이한 못사는 친구를 위해 먹거리를 사서 함께 먹으며 생일을 축하해 주기도 합니다. 생활이 어려운 청소년들은 선생님께서 직접 같은 반 급우들과 생일을 함께 축하해 주거나 학부형들의 도움으로 생일을 축하해 주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한 일은 그렇게 일반적인 모습은 아닙니다.

또한, 북한에서도 생일을 맞이한 친구에게 축하하는 의미로 서로 선물을 주고받기도 합니다. 선물은 손수건이나 연필, 공책 같은 학용품 종류입니다. 또 절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는 서로의 의리를 확인하는 의미로 자신이 가장 아끼는 물건을 주고받기도 합니다.

그러면 부모님께서 생신을 맞으시면 자녀들은 어떻게 할까요? 보통 딸들의 경우 그 날의 가사일 모두를 전담하기도 하고, 아들인 경우는 어쩌다 술 한병을 사서 부모님께 드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처럼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받거나 아르바이트해서 용돈을 모을 수가 없기 때문에 부모님께 선물해드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북한 청소년들도 자기 공부방이 있나요?>  

북한에서 개인은 주택을 건축할 수 없으며 개인소유 역시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주민들은 주택을 국가로부터 공급받아 매달 월수입의 일정액을 사용료로 내는 임대형식으로 살고 있습니다. 주택형태는 주민 동원의 용이성, 노동력의 조직화 · 통제 등을 위해 주로 집단거주형 형태를 띠고 있는데 북한주민들이 계층에 따라 공급받는 주택사정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반 주민들이 사는 집은 대부분 한 칸이나 두 칸 집으로 평수는 7-10평 정도입니다. 이들 집은 취사장, 수도, 화장실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를 비롯한 권력있는 사람들이 사는 집은 세 칸 집으로 평수는 25평 정도입니다. 오래된 세 칸 집에는 부엌은 있으나 화장실은 공동화장실을 사용하고 있고, 최근에 짓고 있는 세 칸 집에는 부엌과 화장실을 갖추고 있답니다.
이러한 주택여건으로 인해 청소년들이 공부방을 따로 갖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며, 당간부 등의 세 칸 집이라 할지라도 방 하나를 할머니와 같이 쓰거나 남 · 녀 구별없이 여러명의 자녀들이 함께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 고급간부들이 사는 평양 아파트들은 보통 세 칸 이상이기 때문에 간혹 공부방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도 있습니다


<북한 청소년들도 부모님과 함꼐 외식을 하나요?>  

외식! 솔직히 북한에서는 들어보기가 쉽지 않은 단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말이면 부모님과 함께 자주 피자, 햄버거, 중국음식 등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찾아 외식을 하곤 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그러한 모습은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우선, 북한에는 외식을 할 수 있는 음식점이 많지 않습니다. 어쩌면 여러분들은 북한의 생활상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 등을 통하여 볼 수 있었던 그 유명한 옥류관이나 청류관 등과 같은 음식점이 많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것은 평양에 한정된 모습입니다.

가족이 함께 외식을 할 수 있는 장소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시장과 같은 장마당에서 음식을 사 먹을 수는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재래 시장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장마당에서도 비교적 많은 종류의 물건들이 사고 팔리고 있습니다. 물론 그 중에는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겠죠?

그렇지만 북한의 장마당은 워낙 복잡할뿐더러 먹거리 또한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서 배가 고프지 않으면 먹을 엄두도 못내는 것이 사실이랍니다. 물론 생활이 어려워 떠돌아다니는 가족이 어쩌다 시장에 와서 밥을 먹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을 외식이라 하기는 어렵겠지요?






<북한 청소년들도 용돈을 받을까요?>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어렸을 땐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받거나, 좀 크면 아르바이트 등을 해서 용돈을 벌어 쓰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북한 청소년들도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받을까요?

북한의 청소년들이 용돈을 받을 수 있는 날은 설과 생일 정도입니다. 남한에서처럼 설날이면 제사를 지내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비롯해 어른들께 세배를 합니다. 이때 친척들께 돌아가며 세배하고 난 뒤에 주신 세뱃돈을 모아서 상점에서 장난감, 책, 아이스크림 등을 사거나 평소에 읽고 싶었던 소설책을 사기도 합니다. 집마다 다르지만 생일날 부모님께서 용돈을 주시기도 합니다.

이렇게 북한에서 설날과 생일은 유일하게 용돈을 받을 수 있을 날이므로 이날 백화점 같은 곳에는 용돈을 들고 나온 청소년들로 북적입니다. 그러나 경제사정이 나빠진 80년대 중반 이후로는 이런 광경이 부쩍 줄었습니다. 상점을 통해서 살 수 있는 물건은 거의 다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 등을 해서 용돈을 벌어서 쓰는 경우도 있는데 북한은 어떨까요. 북한에는 일단 아르바이트란 개념자체가 없습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이 만17세가 되기 전까지는 일하는 것도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어떤 청소년들은 부모님을 돕거나 대신해서 장마당 나가 장사를 하기도 하지만, 이것은 용돈을 벌기 위해 하는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한 생계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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